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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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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과 꿈, 그리고 조울증 수면의 과학 렘수면(Rapid Eye Movement sleep)은 문자 그대로 수면 중 눈꺼풀 아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관찰되는 시기를 말하고, 이때 우리는 꿈을 꾸게 됩니다. 잠잘 때 뇌가 휴식한다는 생각과는 달리 뇌의 활동량도 많아집니다. 반대로 논렘 수면(Non-REM sleep)은 렘수면이 아닌 수면 주기를 말하며, 뇌의 활동이 아주 적어지는 시기입니다. 꿈과 조증 조증이 아주 심할 때 기록한 일기가 이 글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증 시기에 했던 행동과 느꼈던 감정이 기록에 그대로 묻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심한 조증 상태임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제 감각으론 나름대로 통제하고 있다고 느꼈는데, 나중에 정상 상태일 때 일기를 읽어 보니 생각보다 훨씬 말과..
조울증 환자와 자살 (* 이 글을 자살을 독려하거나 긍정하기 위한 의도로 쓰지 않았음을 전제로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두어 달 독한 우울기를 겪고 나니 또다시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자살할 궁리를 했다는 게 아니고, 자살에 관한 생각을 했다는 뜻이에요.) "자살"이란 말은 사실 화제에 올리기만 해도 불편한 단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연히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자살하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상황을 나아지게 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리도 할 겸 자살에 관해서 포스팅해 봅니다. 자살의 정의 '자살'(自殺)은 여러 가지 죽음의 형태 중 하나로, 스스로 삶을 중단시키는 행위이다. 스스로 죽인다는 뜻인 자살이라는 말이 부정적인 의미라고 생각하여 자사(..
[책]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읽게 된 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애착 이론에 관한 심리학 개론서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일부러 읽어보라며 소개해 줄 때는 뭔가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일단 제가 잘 모르던 내용을 다룬 책이라 흥미가 일었습니다.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대출했습니다. 늘 하는 습관대로 책을 파라락~ 넘겨 봤더니 형광펜으로 수많은 밑줄이... 개인적으로 여러 사람이 보는 도서관 책에 낙서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살짝 기분이 나빴지만, 무시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읽고 보니 형광펜 테러범(...)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 '아, 이건 진짜 내 얘긴데' 싶은 곳에는 여지없이 형광펜 칠이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추측해보건대, 아마 그 사람..
조증 과소비 예방하기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조증 시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패턴 하나가 바로 과소비, 씀씀이가 커지는 것입니다.평소보다 돈을 많이 쓰게 되는데, 문제는 돈을 불필요한 데 많이 쓰고는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만해도 최근에 조증 기운이 약간 오니까 소소하게 소비가 늘었습니다. 완전히 필요 없는 것은 아니라도, 적어도 기분이 들떠 있을 때가 아니라면 사지 않았을 물건들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진 겁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인터넷 쇼핑 결제 버튼을 누르고 있는 저를 발견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조증 과소비를 조절할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저 자신을 위해서도).그것은 뭔가를 사거나 돈을 지출하기 전, 잠시 다음 세 가지에 대해 질문해 보는 것입니다.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가? 그것을 얼마..
조울증 환자 사건 뉴스를 보고 [기사] 조울증 치료하러 갔다가…20대 남성, 구급차 탈취 난동(JTBC, 2018. 5. 9) 많은 분들이 이 기사를 접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크게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다 싶기는 했지만, 제일 먼저 이런 걱정이 들었습니다.'이번 일로 조울증에 대한 이미지가 더 나빠졌겠구나.' 조울증은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질수록 좋기만 한 걸까? 일반인(비환자)이 조울증에 대한 얘기를 농담삼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사적인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거야 그럴 수 있다고 쳐도, 간혹 방송에서도 연예인들이 비슷한 농담을 하는 것에는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조울증이 농담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보다는 다른 쪽에 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농담들이 조울증에 대한 무지에서 나오는 일이 ..
[첵]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지음) 아들러 심리학을 입문자도 쉽게 이해할 수 쉽도록 대화 형식으로 풀어 쓴 책입니다 .전자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읽에 되었는데, 마지막까지 읽고 나선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을 느꼈습니다(심리학 책임에도 불구하고).기존의 상식을 무너뜨리는 참신한 발상의 전환에 적잖은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온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그같은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심리학자 아들러의 방법론을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확실치 않은 과거와 미래에 얽매여 살지 말고 '지금'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딱히 조울증 환자를 위한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음의 병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같은 사람들은 인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한때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삶의 의미를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공계였던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노벨상을 꿈꿨고(조울증의 전형적인 망상 탓도 있었겠지요), 나중에는 뭔가 중요한 업적을 이뤄 이름을 남겨야겠다는 둥, 그리고 조울증 진단 후에는 조울증 분야에서 뭔가 기여해야겠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목표 의식과 사명감은 언뜻 보기에 삶에 의미와 동기를 부여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인 경우도 많습니다. 스트레스와 강박관념이 되기 쉬운 것이지요. 그런데 문득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인생 뭐 있어? 의미는 개뿔! 산다는 것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살아있는 것 자체, 생존이야! 우리는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
조울증 환자가 경제적인 문제를 일으킬 때 먼저 아래 동영상을 한 번 보세요.(조울증 환자인 아내와, 그 남편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조울증 환자는 왜 경제적 문제를 일으킬까? 조울증 환자는 조증 시기가 오면 씀씀이가 커져 과소비를 하거나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기 쉽습니다. 이것은 지나친 적극성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고 동시에 과도한 자신감이 넘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사고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며, 때로는 일정 부분 논리성을 갖추기도 해서 사업 구상같은 경우 일견 매우 그럴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앞서 보신 동영상에서도 남편이 아내의 사업 활동에 혹해서 휩쓸리게 된 것은 이런 이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제적 문제를 일으킬까? 과소비는 조증 상태에서 나타나는 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