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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이야기

[책]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읽게 된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애착 이론에 관한 심리학 개론서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부러 읽어보라며 소개해 줄 때는 뭔가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일단 제가 잘 모르던 내용을 다룬 책이라 흥미가 일었습니다.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대출했습니다. 늘 하는 습관대로 책을 파라락~ 넘겨 봤더니 형광펜으로 수많은 밑줄이... 개인적으로 여러 사람이 보는 도서관 책에 낙서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살짝 기분이 나빴지만, 무시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읽고 보니 형광펜 테러범(...)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 '아, 이건 진짜 내 얘긴데' 싶은 곳에는 여지없이 형광펜 칠이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추측해보건대, 아마 그 사람은 강조 표시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절실히 공감했던 것이 아닐까요. 과장 조금 보태서 책 내용의 삼 분의 일은 줄이 그어져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어렸을 때 애착 형성이 굉장히 중요하며, 만약 적절한 애착 형성이 되지 않았을 때 성인이 되어서도 애착 장애를 갖게 된다고 말합니다.
다른 심리학 이론보다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웠고, 저 스스로에 대한 여러 의문을 단순 명쾌하게 설명해 주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마치 한 인간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의외로 많은 것처럼(과학계에서는 대체로 적어도 50%나 그 이상이 유전자로부터 결정된다고 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의 성격이나 심리도 상당 부분 애착 형성에 좌지우지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적어도 제 경우에는 그런 것 같네요.
그래서 조금 슬퍼졌습니다. 애착 형성에 가장 중요하다는 생후 6개월 ~ 1년 6개월 정도의 기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지금 제가 이렇게 된 걸까 싶어서요.
물론 모든 것을 애착 이론으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자기 자신과 가족, 파트너 혹은 배우자, 자녀와의 관계에 관해 고민이 있는 분들이 읽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내용도 재미있고 잘 읽혀서 부담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