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갑자기 올라 온 경조증 때문에 기분이 좀 뜬 상태라 신경이 쓰이네요.
이제 열흘 정도 되었고요.
그래도 경조증 상태로 바뀐 것을 즉시 인지할 수 있어서 위로가 되네요.
그리고 전에 경조증일 때처럼 자주 화가 나거나 막말을 하지 않게 되어 다행입니다. 분노 표출 대신 장난스러움이 주된 감정이 된 느낌이예요. 수다장이가 된 것처럼요.
이렇게 급하게 기분 상태가 변할 때야말로 조울증 관리 앱이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eMoods 앱에 기분 기록을 하며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데, 스스로 모니터링 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제 경우 경조증의 전형적인 증상 중 하나로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려는 게 있어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범위 안으로 자제하려고 무척 애쓰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다 잘 하려다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말이 좀 많아지고, 멀티태스킹 유혹이 커진 것 외에 특별히 부정적인 증상은 없어 보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조울증이 안정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이런 느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병에 대한 경험이 쌓여서 그런지 컨트롤이 가능해지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 같은데, 덕분에 조울증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씩이나마 확실히 줄어들고 있는 것 같네요.
이번 조증기도 무사히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글을 읽어 주신 분들도 환절기 조심하시고 무탈하시기를 바랍니다.
2.
전에 올린 글에 그대로 이어서 적어 봅니다.
아마 이번에 경조증에 대해 글을 올린 일 자체가 좀 불길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경조증 치고는 묵직한 느낌이었는데, 지난 몇 주간의 상태 변화를 보면 좀 아슬아슬했더라고요.
eMoods 앱으로 기분 상태를 매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하게 모니터하고 있다고 자만했던 모양입니다.
3일 전쯤 병원 가는 시간을 놓쳐 버렸어요. '별 일 없겠지. 이틀 있다가 진료때 약 타면 되니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별 일이 없는 게 아니라 생각보다 좀 심각한 상태가 되어 버렸어요.
기분이 뜬, 흥분 상태가 심상치 않고... 특히나 잠을 도저히 못 자겠더라고요.
컨트롤이 안 되는 이런 상태는 오랜만이어서 상당히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다행히 어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다시 먹은 뒤 푹 자고 나니 비교적 안정이 된 것 같습니다.
환절기에 감기를 조심해야 하는 것처럼, 기분 변화가 있는 시기엔 여러모로 조심을 해야 하는 것 같네요.
뭔가 불안한 '감'이 올 때는 그 감각을 무시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