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은 상대적으로 우울증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더 위험한 병입니다.
본인이나 주위의 사람이 자가진단 결과 조울증에 해당하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을 고려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조울증 오진 위험성_조울증 오진율 40%… 우울증 약 쓰면 자살위험 커져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3.06.19 09:00
조증 약하고 울증 강하면 우울증 증상과 비슷해 오해2년간 우울증 치료 안 되면 조울증 자가진단해 봐야
◇우울증보다 위험한 조울증
조울증은 기분이 들뜨고 의욕·자신감이 넘치는 상태(조증)와 우울한 상태(울증)가 번갈아 나타나는 질병이다. 두 가지 양상이 뚜렷한 경우라면 진단이 잘 되지만, 조증이 심하지 않고 울증만 눈에 띄는 경우에는 우울증과 헷갈리기 쉽다.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진 교수는 "가족은 물론 환자조차 본인에게 조증은 없고, 울증만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에서도 울증만 호소하므로 우울증으로 오인하기 쉽다"고 말했다.
조울증은 우울증보다 위험하다. 민경준 교수는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은 15%, 조울증 환자의 자살률은 25% 정도"라고 말했다. 생활하기도 더 힘들다. 우울증 환자의 심리·신체적 문제에 조증 때의 문제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재성 교수는 "조증일 때는 '나는 대단하고, 내가 하는 일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므로 무모한 행동을 많이 하게 된다"며 "음주운전, 도박, 문란한 성생활, 거액의 투자 등 법적·경제적·사회적으로 문제되는 행동을 한다"고 말했다. 조울증은 우울증보다 재발이 잦고 병을 앓는 기간도 길다.
◇조울증 악화되면 자살확률 높아져
조울증과 우울증의 약물 치료 방법은 확연히 다르다. 우울증에는 항우울제를 쓰고, 조울증에는 주로 기분조절제를 써야 한다. 조울증에 주로 항우울제를 쓰게 되면 병이 악화되고 주기가 빨라진다. 민경준 교수는 "1~2년에 한 번씩 조울증 증세가 나타났던 환자가 1년 이내에 3~4차례 나타날 수도 있고, 증세의 정도도 훨씬 심해진다"며 "울증 때 자살기도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조성진 교수는 "조울증이 만성화되면서 재발율이 더 높아지고, 약을 써도 잘 듣지 않으므로 치료기간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호전 안되면 자가진단표로 체크
우울증 치료를 2년 이상 받고 있는데도 우울감이 줄어들지 않거나, 울증을 앓는 주기가 길어지지 않으면 조울증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이 때 자가진단표를 활용하면 된다. ▷지나치게 흥분해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싸운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자신감에 찬 적이 있었다 등의 조증 증상을 묘사한 항목에 점수를 매겨서 7점 이상이면 조울증일 수 있다.
조울증 자가진단 항목(7개 이상 해당되면 조울증 가능성)
▷기분이 너무 좋거나 들떠서 다른 사람들이 평소와 다르다고 한 적이 있다.
▷지나치게 흥분해서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싸움·말다툼을 한 적이 있다.
▷평소보다 더욱 자신감에 찬 적이 있다.
▷평소보다 잠을 덜 잤거나, 잠 잘 필요가 없다고 느낀 적이 있다.
▷평소보다 말이 더 많았거나 말이 매우 빨라졌던 적이 있었다.
▷머리 속에서 생각이 빠르게 돌아가는 것처럼 느꼈거나, 마음을 차분하지 않은 적이 있다.
▷평소보다 훨씬 힘이 넘쳤던 적이 있다.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이 신경쓰여 하던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거나, 할 일을 계속 못한 적이 있다.
▷평소보다 훨씬 활동적이었거나 많은 일을 했던 적이 있다.
▷한밤 중에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듯, 평소보다 더욱 사교적이거나 적극적이었던 적이 있다.
▷평소보다 더욱 성행위에 관심이 간 적이 있다.
▷남들이 생각하기에 지나치고, 바보같다는 행동 또는 위험한 행동을 한 적이 있다.
▷돈을 쓰는 문제로 자신이나 가족을 곤경에 빠뜨린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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