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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울증 치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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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우울→경조증 전환 제목에는 우울증에서 경조증으로 바뀌었다고 쓰긴 했는데, 사실 그 정도는 아니고요...^^ 최근에 굉장히 순식간에 기분 상태가 변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한 달 넘게 우울감이 좀 심했습니다(블로그 업데이트를 못한 것도 그래서였구요). 생각이 좀 둔해지고 식욕이 영 없는 정도의 우울감이었는데,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어서 상태를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제가 잘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말해야 할 때 울렁증이 심하고 굉장히 긴장을 하거든요. 게다가 기분도 쳐진 상태여서 자신감도 바닥을 치고 있었으니, 저로선 몹시 곤란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할 건 해야 하니까 일단 시작은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목소리는 물론 팔다리가 부들부들..
[인증샷] 런데이 달리기 완주! 드디어 '런데이' 달리기 앱의 초보자 30분 달리기 플랜을 완료했습니다. 한 번에 달리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 마지막 코스에서 기어코 30분 연속으로 뛰게 만드네요. 페이스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완주했다는 성취감이 제법 컸습니다. 특히 운동을 엄청나게 질색하는 저로선 나름 대단한 일이죠... 이 프로그램을 따라 하면서 달리기가 저랑 잘 맞는 것 같았고, 몸과 마음의 건강이 하나라는 생각을 하던 참이라 앞으로도 계속하려고 합니다. 사소하나마 한 가지 목표를 끝까지 했다는 데에 자축, 자찬을 해 봅니다.^^
반갑지 않은 경조증의 전조 증상 2~3주 정도 조금 우울감이 있더니 지난 주부터 갑자기 상태가 급변했습니다. 그 전에는 어쨌든 밤에 누우면 바로 잠들었는데, 수면의 질과 시간이 나빠졌습니다. 급기야 며칠 전에는 잠이 안 와서 컴퓨터를 만지다 보니 밤을 꼴딱 새웠네요.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제서야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고 산만해지면서 한 가지 일에 잘 집중을 못 하고. 기분도 들떠 있었다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신체 증상도 나타났기 때문에 단순히 기분에 조금 기복이 생긴 것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면 제 경우 경조증이 오기 시작하면 감각이 굉장히 예민해집니다. 심지어 눈도 더 잘 보여요. 안경 도수도 그대로인데, 예전 같으면 잘 안 보였을 간판 글자들이 잘 읽힙니다.의사 선생님이 오랜만..
달리기 시작하시려는 분, 이 앱 어떨까요? 런데이(RunDay) 앱 사용기 최근 친구의 추천으로 런데이(RunDay)라는 러닝 앱을 알게 되었습니다.그렇잖아도 요즘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던 참에,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이 앱을 사용해서 운동을 해 보니, 꽤 좋다는 생각이 들어 소개합니다. 특징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거나 다시 달려 보려는 사람들에게 좋습니다. 단계별 달리기 프로그램을 따라서 운동할 수 있습니다. 각 회차를 완료하면 스탬프가 찍혀서, 운동 진행 상태를 쉽게 확인하게 되어 있습니다.인터벌 트레이닝 방식으로 운동 프로그램이 짜여 있습니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운동 강도를 강하게 했다가 약하게 하는 것을 일정한 주기로 반복하는 것을 말하는데, 달리기 초보자용 프로그램의 경우 1분 달리고 2분 걷기를 반복하는 식입니다(걷고 있는 시간..
안정된 상태 유지하기 최근 저는 스스로도 꽤 안정된 상태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 적응하는 것을 하나의 도전으로도 느낍니다. 너무 오랜만에 찾아온 평범한 일상이 많이 낯설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본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레드(모건 프리먼)가 장기 복역 후 출소하고 느낀 막막한 불안감 같은 것일까요? 조울증을 겨우 탈출했나 싶었더니 막상 어쩔 줄 모르겠는 불안감이라니. '도대체 이 불안한 기분의 정체는 뭘까?'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안정된 상태 조증도 울증도 아닌 상태를 '안정된 상태'라고 하면, 요즘 제가 느끼고 있는 안정된 상태는 이렇습니다. 지난 10여년을 통틀어 이렇게 평화롭게 느껴지는 시기는 별로 없었습니다. 폭풍우가 지나고 보니 호수가 원래 이렇게 잔잔한 거였어? 하고 새삼 알게..
울증 에피소드 대처법 최근의 경조증은 잘 가라앉아서 안정적으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마음 한 켠엔 다시 울증으로 가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고, 실제로 약간 기분이 가라앉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하지만 경조증 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겠거니, 하고 가볍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최근 심하게 불안할 정도로 기분이 휘청거렸던 건, 재미있게도 이라는 만화를 본 게 원인이었습니다.굉장히 몰입해서 보았고,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이 남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만화를 보고 나서 며칠간 기분이 무척 가라앉았다는 점이었습니다(만화의 내용 자체는 우울하지 않았습니다).왜 그랬을까 하고 한참을 곱씹어 보고 나서야, 작품의 내용을 지금 제 상황에 많은 부분 겹쳐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
나의 조울증 치료기(마지막회) 들어가며 드디어 마지막입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기 마련이겠죠. 마무리를 잘 할 수 있길 바라면서... 출발합니다! 심해어의 심정 그간 발버둥친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뒤, 저의 자존감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습니다. 백기를 들고 부모님 집에 돌아온 저는, 한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았고 자연히 사람도 만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인터넷을 하거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마저도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마치 캄캄한 해저에서 천천히 기어 다니는 심해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방구석 폐인'으로 '잠수'를 타던 시기였지요. 요 몇 년간 벌어진 사건 사고들이 머릿속에서 정리되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꽤 오랫동안 계속된 우..
나의 조울증 치료기(3) 들어가며 2화에서도 달렸지만, 이번 화에서도 여전히 달리는 내용입니다(심지어 더 어두운 내용입니다). 부득이하게 폭주 전차에 함께 올라타시게 만든 것에 대해선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솔직한 심정으로 쓰고 있으니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3화를 시작하겠습니다. 조울증 삽화(1) 학원 강사 일은 즐거웠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적성에 맞았고, 마음 맞는 선생님도 많아서 마음이 편했죠.더불어, 학원 선생님 한 분과 연애도 했습니다. 그만큼 분위기가 자유로운 편이어서,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아주 심한 우울증이 돌아왔습니다. 똑똑하고 명랑해 보였던 저는 갑자기 바보처럼 변했습니다. 학생들 앞에서 버벅대며 위태롭게 수업을 유지했고, 연애도 곧 끝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