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기라고 하면, 백일몽이나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한다... 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시간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뇌’가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특히 조증(또는 경조증) 상태일 때의 조울증 환자에게는, 일부러 뇌를 쉬게 해 주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 방법은 심한 우울증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뇌의 휴식을 방해하는 일등공신이 스마트폰입니다.
카톡,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위 인터넷을 통한 사회적 활동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 번 실험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주일 정도 SNS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을 신경쓰는 사람은 커녕, SNS 친구들 중 알아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멀리하기'를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고, 그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할 때 집중하기가 훨씬 쉬워졌고, (정신적인) 피로가 금방 회복되는 것을 느낍니다.
간단한 설정만으로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 신경끄기' 팁(?)을 몇 가지 알려드립니다. ^^
1. 스마트폰의 중요하지 않은 알람을 끈다
스마트폰 설정에 들어가면 알림 설정을 앱 단위로 할 수 있습니다.
앱마다 하나하나 끄고 켜고 설정하는 게 처음에 조금 귀찮긴 한데, 그 효과는 꽤 좋습니다.
푸시알람 등이 오면, 나도 모르게 들어가서 내용을 보고, 그러다보면 30분 넘게 스마트폰을 만지게 되던 상황이 확 줄었습니다.
2. 스마트폰을 뒤집어 놓는다
집중해서 뭔가를 해야 할 때, 스마트폰을 뒤집어 놓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 때 진동 모드로 해 놓으면 더 좋습니다.)
화면에 뭔가 새로 뜨는 것이 일단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훨씬 신경이 덜 쓰입니다.
3. 에어플레인 모드를 적극 활용한다
‘에어플레인 모드’는 말 그대로, 승객이 통신기기를 꺼야 하는 항공기 이착륙 같은 상황에 쓰라고 만든,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입니다.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의 ‘통신 기능’만 중단시켜서 LTE, Wifi를 완전히 차단하기 때문에, 모든 전화와 문자 및 알림이 오지 않습니다. 통신이 필요하지 않은 다른 기능은 정상 작동합니다.
(비행기 모드라는 이름 때문인지,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회의를 할 때, 영화관이나 공연장에서, 집중해서 뭔가를 해야 할 때 활용하면 좋은, 아주 편리하고도 강력한 기능입니다.
전원을 껐다 켜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배터리 소모도 많은데, 에어플레인 모드는 켜고 끄기가 바로 적용이 되기 때문에 훨씬 더 편리하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기능에 ‘영화관 모드’라고 이름붙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스마트폰은 비쌉니다. 성능도 웬만한 데스크탑 컴퓨터에 뒤지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못 하는 일이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종종 인생과 정신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드는 주범이 되기도 합니다.
필요할 때 쓰고, 필요하지 않을 땐 방치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