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좌우명은 거창하게도 ‘역지사지, 외유내강’이었습니다.
실행하기 너무 어려운 일이라 실제로는 잘 못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런데 둘 다 남과 나를 대하는 태도, 혹은 공감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두 번째, 외유내강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원래 ‘잡다한 이야기’ 카테고리에 넣을까 하다가 조울증 환자로서의 생활 태도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아서 ‘치료기’ 카테고리에 담았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외유내강'을 미덕으로 보는 것 같고, 제가 좌우명으로 삼은 것도 그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조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일단 전 ‘외강내강’ 타입인 것 같아요.
여기서 스스로한테도 엄격하다는 것은 완벽주의나 결벽증을 말합니다(실제로 완벽지와는 별개로).
문제는 나도 모르게 이 잣대를 남에게도 적용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과 행동이 마음에 안 들고, 그것이 분노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외유내강은 이상적인 것일까요?
제 경우엔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완벽하지 못한 나, 조울증 때문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를 너그럽게 보아 주지를 못해서 스스로에게조차 분노가 쌓이는 일이 많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절충안은 ‘외유내유강’입니다.
자신에게 엄격하게 할 부분과 너그럽게 대할 부분을 구분하는 거죠.
이기적인 행동이나 남에게 일부러 피해를 주는 행동은 지양합니다. 제어 가능한 영역이기도 하고, 이것만큼은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들, 내 안의 변화시킬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수용하도록 애써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조울증으로 인한 감정 기복이나 조증기와 울증기가 반복되는 부분은 그냥 제 천성(nature)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려 합니다. 계절이 오고 가는 것처럼, 저한테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다만, 여름에 태풍이 올 걸 미리 대비하듯이 대책은 항상 마련해야겠죠.
그리하여 앞으로 제 좌우명은 ‘역지사지 외유내유강’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아, 글자 수(운율)가 맞지 않아 신경이 또 쓰이네요(...)
하지만 그냥 신경 꺼야겠습니다.